디아블로시리즈 1~3 역사 와 디아블로 4 정보

2019. 11. 20. 00:53IT/게임

  

이 글은 디아블로 전체 시리즈의 전반적인 거래 시스템에 대해 적은 글로서, 최근 공개한 정보인

디아블로4의 루팅 시스템만을 알고 싶은 분들은 하단의 디아블로4 탭만 읽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핵앤슬래쉬 장르의 조상으로도 불리지만, 그만큼 상징적인 부분이 바로 파밍 시스템입니다. 적들을 휩쓸어 담는 도중 드랍되는 아이템의 찰진 소리와, 보스를 처치하기 직전 이번엔 어떤 아이템을 떨어뜨릴까 하는 기대감을 극대화시키는 게임.

 

디아블로가 '아이템 파밍'이라는 재미를 극대화 시킨 장본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아블로1

 

디아블로1에서는 경매장은 커녕 유저간의 거래 시스템도 없었습니다. 다만, 디아블로 전체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 '아이템 드랍'은 가능했기 때문에, 유저끼리 서로 원하는 아이템과 재화를 바닥에 떨어뜨려서 거래하는 일종의 양심거래로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디아블로2

 

디아블로2에서는 본격적으로 유저간의 거래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여전히 경매장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유저간의 거래 시스템이 생김으로서 거의 모든 아이템을 조건없이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 해졌습니다.

 

디아블로2의 거래시스템은 사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은 시스템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참 디아블로2가 강세였던 2000년대 초반, 디아블로2의 아이템들 중 옵션이 매우 좋은 레어 아이템이나 희귀한 룬, 그리고 높은 성능의 유니크 아이템들은 현금 가치로도 꽤 높은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그래서 남녀노소 할것없이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엘도라도를 찾아가듯 디아블로 세계관을 휘저으며 좋은 아이템이 나오길 기도했습니다. 아이템의 가치가 이렇게 높았던 이유에는 디아블로2의 하드한 진입장벽과 난이도도 한몫했습니다. 극악무도하진 않았지만, 좋은 아이템 세팅이 없다면 점점 강해지는 적에게 상시 빈사상태는 물론 흔히 '끔살(쥐도새도 모르게 캐릭터가 사망하는 현상)'이라고 불리는 일을 자주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2의 상징 그 자체인 조던 링

 

특히 모든 스킬 레벨을 +1에 최대 마나까지 25% 상승시켜주는 반지인 '조던 링(The stone of Jordan ring)'은, 당시에 국민 반지임과 동시에 대체 화폐단위이기도 했습니다. 고가의 아이템을 거래할 때, 이 조던링을 여러개 올려서 거래를 진행하기도 했죠.

 

어찌됐든 이 아이템의 현금가치성과 디아블로의 파밍시스템이 결합되면서, 재미면에서 엄청나게 긍정적인 시너지가 이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게임에는 노력과 보상이라는 과정이 있어야하고, 그 재미를 아주 잘 충족시켜준 대표적인 게임이 당시의 디아블로2였던 것입니다.

 

물론 현거래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부분이 없는건 아니었습니다. 아이템 사기부터 시작해서 시세조작, 호구잡기, 바가지 씌우기, 화폐복사(현실에서는 위조지폐)등등 모든 경제 시스템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단점들이 디아블로2 경제 시스템에서도 여과없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게다가 게임 내에서만 생길 수 있는 오토 프로그램을 이용한 봇플레이어로 서버에 과부하가 일어나며 일반 유저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죠.

 

이렇게 십수년간 꾸준히 활발하게 형성된 디아블로2 거래시장을 눈여겨 봤던 블리자드는, 마침내 디아블로3에서 자신들이 직접 아이템 거래소를 운영하고 중개하는 경매장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그 끝이 파멸인지도 모른채...)

 

 

 

 

  디아블로3

 

디아블로3를 만들면서 블리자드는 한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작들에서 거래시스템이 그렇게 활발하게 됐는데, 우리가 그냥 경매장을 만들고 중개를 할까?' 얼핏 보면 꽤 좋은 생각이며, 사실상 RPG게임에서는 매우 흔한 시스템인 이 경매장은 어이없게도 디아블로3에 나타난 순간 엄청난 참극을 빚게 됩니다. (진짜 출시하자마자 얼마 못 가 망할뻔 했다)

 

출시 이후 현재는 경매장 시스템. 게임까지 파멸되기 전에 블리자드가 손절했다.

 

이전 디아블로2에서 조던 링같은 아이템이 대체통화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현금거래도 너무나도 흔하고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블리자드 측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았던 것인지, 본인들이 경매장을 운영하고(무려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치환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까지 고려) 이 중매자 역할을 통해 수수료를 챙기는 꿈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진행만 된다면, 회사는 수수료로 꽤 좋은 이익을 창출하고, 유저들은 유저들대로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챙기며 게임도 쾌적하게 즐기는 윈윈(Win-Win)전략이 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예상은 항상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듯이, 이 경매장 시스템은 기대했던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초창기 디아블로3의 황당한 수준을 넘어선 참담한 수준의 난이도 설정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일반, 악몽, 지옥, 불지옥이라는 총 네 단계의 난이도만 존재했으며, 일반과 악몽, 지옥까지는 어찌저찌 납득이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불지옥 난이도는 그야말로 극악무도했기 때문입니다.

 

패턴이나 공략 난이도가 어려워지는 수준이었다면 납득이 갔겠지만, 그게 아닌 단순히 몬스터의 공격력과 체력이 무식할 정도로 올라가는 무식한 밸런싱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지옥 난이도까지 순탄하게 진행하던 유저들은, 불지옥에 도달하자마자 스치기만해도 말라 비틀어진 낙엽처럼 바스라지는 캐릭터를 보며 멘붕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황당무개한 난이도로 인해 블리자드가 아이템을 팔아먹기 위해 참신하고 좋은 컨텐츠는 뒤로하고 이런 말도 안되는 난이도를 만든것이 아니냐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유저들이 정상적으로 진행하며 모아왔던 보편적인 아이템들로는 불지옥 난이도를 상대하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근접해서 싸워야하는 밀리 캐릭터들에겐 정말 '불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 이건 블리자드에서 계획했던 의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단순히 난이도를 올리기만 하고 체력과 공격력만 무식하게 올리는것은 관리도 매우 쉬울 뿐더러, 동시에 유저들이 현금 거래로 아이템을 구하려고 목을 매게하는 현상을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경제시스템이 있는곳이면 어디든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사재기, 사기, 박탈감들이 사방에서 발생하며 점점 더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블리자드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철저히 편파적으로 짠 이 시스템은, 경매장이라는 것과 맞물리며 굉장한 역시너지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유저들의 불만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가기 시작했고, 곳곳에서는 항의와 조롱이 빗발쳤으며, 결국 블리자드는 경매장을 폐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고, 블리자드의 최고 흑역사 중 하나를 장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경매장 폐지를 선두로 급격하게 컨텐츠의 질과 아이템 시스템들이 개선되면서, 비로소 지금의 롱런하는 디아블로3 시리즈가 완성됩니다.

 

물론 몇몇 소수의 유저들은 디아블로3의 경매장 시스템이 다시 부활하기를 원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한번 경매장 시스템으로 크게 홍역을 치뤘던 블리자드가 과연 차후 시리즈인 디아블로4에서 재등장시킬 확률은 매우 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전 시리즈들과는 달리 시리즈 최초 오픈월드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디아블로4에 경매장과 유사한 형태의 시스템이 나올 확률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디아블로4

 

현재의 디아블로3의 루팅 시스템은 현재 그다지 좋은 평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템들이 획일화 되었고, 디아블로2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스템이었던 국보급 레어아이템이란 개념이 완전히 사라졌으며, 모든 장비 세팅을 유니크와 세트아이템에만 집중시켰기 때문입니다.

 

디아블로2의 파밍시스템이 극찬을 받아왔던 이유는, 바로 유니크와 세트 아이템, 룬워드 아이템의 성능을 뛰어넘는 놀라운 옵션의 레어아이템의 존재에 있었습니다. 이 존재가 곧 게임에 다양성을 부여해 주었고 획일화를 방지해 주었습니다.

 

문제는 후속작으로 좀 더 나은 개선점을 보여줘야하는 디아블로3에서 안타깝게도 이 신선한 시스템이 완전히 사장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디아블로3에서 유저들은 교복처럼 똑같은 아이템을 입는 획일화 현상이 발생했고 조금 더 높은 옵션만을 갈구하게 됐고, 기어이 '원시 고대'(무조건 해당 아이템의 최고 성능으로 드랍됨)라는 아이템까지 출시가 되면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도,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도 안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죠. 

 

시스템의 혁신은 없고, 지루한 파밍만을 더욱 강화시키고 강조했다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블리자드는 이번 디아블로4에서 이 모든 잘못된 악순환의 고리들을 끊을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등급시스템 도입

 

디아블로4에서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아이템마다 서로 다른 등급의 도입입니다. 등급을 통해 같은 아이템이라도 더욱 강력한 버전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아이템에 여러 다른 등급을 배정해, 기본적으로 부여된 옵션에 추가 옵션을 붙이며, 기존 옵션은 유지하되, 그 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변경 되었습니다.

 

블리자드에서는 대표적인 예로 목걸이를 들었는데, 일반(노멀)등급은 기본적인 효과만 있는데 반해, 고급(매직)등급은 추가 강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희귀(레어)등급은 더 많은 추가 강화 효과를 가지게 되며, 클래스 특유의 강화 효과도 추가가 됩니다. 자세히 보시면 특징점이 보이는데, 바로 기존의 옵션은 유지하면서 추가 옵션들이 붙게 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본 옵션의 수치또한 상승하게 됩니다.

 

아이템이 등급에 따라 매우 간결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주 스탯은 수치만 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더 강한 적을 처치할수록 더욱 더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같은 종류에서 더 강력한 등급의 아이템으로 교체하게 설계해서 아이템으로 인해 캐릭터의 특화나 특성을 새로 세팅 해야하는 번거로움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신화 아이템

 

디아블로4에서는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등급인 '신화'등급이 추가됩니다. 신화 등급 아이템은 엄청나게 높은 능력치들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설 아이템들이 가지고 있는 효과들을 동시에 여러개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한 캐릭터는 오직 한 개의 신화 아이템만을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아이템 세팅이 유동적이고 개성적으로 이루어 질 것입니다.

 

 

아이템의 변경점

 

전설 세트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다만, 디아블로4에서는 3보다 착용 요구사항이 더 적습니다. 이로 인해 보다 장비 커스터마이징이 더욱 자유롭고, 세팅도 폭넓고 다양하게 확장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디아블로2의 접두/접미사 시스템이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거기다가 디아블로2 확장팩의 가장 대표적인 시스템인 룬어(룬워드)시스템역시 부활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장비 슬롯은 투구, 상의, 손, 다리, 신발, 목걸이, 반지2개이며 야만용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는 한 손마다 하나씩 두개의 무기 슬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야만용사는 무기 슬롯이 총 4개입니다.